일기,잡담

뜬금없이 자기 자랑만 하는 친구

Holmes 221b 2023. 9. 18. 02:01

어릴 적 20대 초반 같이 해외여행을 다녀왔던 친구가 있었다.

 

작가가 된 이후 여유가 생겨, 옛날 사진들을 둘러보던 중.. 오랜만에 생각이 나기도 했고, 이 친구와 다시 한번 해외여행을 잠깐 다녀오고 싶어져 연락을 하였다.

 

간단하게 안부 인사를 하고, 내년에 혹시 같이 해외여행 한번 같이 가지 않겠냐는 나의 말에.. 친구는 기다렸다는 듯 자신이 곧 다른 친구와 함께 해외여행을 갈 것이라며, 대뜸 자신이 방문할 도시들의 이름을 늘여놓으며 자랑을 하기 시작했다.

 

내 질문은 내년에 나와 함께 해외여행을 한번 같이 갈 생각이 있냐는 것이었고. 친구의 대답은 본인이 다른 친구와 함께 해외여행을 가게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나에게 국내여행이나 나중에 같이 다녀오던가 하자고 대답하였다. 

 

그 이후.. 내년 한국에 돌아오면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바로 가게를 차려 식당을 시작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뜸.. 자신이 지금 식당에서 얼마나 사장님과 동등한 위치에 서 있는지. 직원들이 자신을 얼마나 추켜세우며 멋진 호칭으로 부르는지 알려주며 스스로의 자존감을 채우는 것 같았다.

 

내가 처음 연락을 했던 의도는, 해당 친구와 함께 오랜만에 옛날이야기나 앞으로 같이 시간을 보낼 일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그 친구는 그럴 생각이 없었나 보다. 

 

사실 이 친구의 이런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해외에서 거주하며 식당일을 하면서 남들 해외여행 일년에 한번 갈까 말까한 해외에서 일하며 일상을 공유하는 자신의 모습에 취해 있는 듯 했다.

 

물론 삶의 방식이야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에 맞춰서 사는 것이 맞고 그 일상을 공유하는게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남을 무시하고 깔보며 매 연락때 마다 자신의 자랑만을 늘여놓는 모습이 매우 낯설게 느껴졌다.

 

예전 잠시 이 친구가 한국에 돌아와 식당에서 일했던 적이 있었다. 그 전에도 해외의 식당에서 일한 경력이 있었지만, 결국 한국에서 최저시급을 받으며 일하며 지금까지 받은 시급중 가장 적게 받았다고 투덜대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 이후.. 한국에서 중소기업에 다니며 착실히 돈을 모으고 있던 또 다른 친구에게, 인생은 즐기고 도전하는 것이라며 한심하다는 듯 무시하는 말을 했다는 것을 전해 들은 적이 있다.

 

본인이 마치 해외에서 100억 원대 사업을 돌리는 대표인듯 행동하는 것처럼 느껴진 적도 있었다.

 

그 친구로부터는 해외에서는 실제로 돈을 많이 벌고 있거나, 사업을 하는 자신의 아는 형들이 많이 있다고 전해 들었다. 자신의 자랑 거리가 다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주변 사람 자랑이 시작되는 것도 이제는 뻔한 레퍼토리의 일부중 하나였다.

 

내 기억속 어릴적의 이 친구는 그런 친구가 아니였다.

 

당시 아직 어렸던 본인이 새로운 기획이나 계획을 열심히 만든 후.. 친구들을 초대하여, 자신의 작은 이밴트에 친구들이 기뻐하고 즐거워 하던 모습을 보고. 뿌듯함과 함께 즐거워 하는 모습을 항상 보여주던 그런 친구였다.

 

친구가 처음 해외로 식당일을 하러 떠날때, 돈을 모아서 한국에 돌아와 자신의 식당을 차릴 것이라고 의기 양양하게 말하고 떠나던 모습이 벌써 몇년전 일인지 모르겠다.